사실을 고백하면 난 이 책의 작가가 김연수인 줄 알았다. 김언수인 줄 몰랐다. 작가 김언수는 처음 알았다. 헌책방에서 김연수 작가의 책이라 생각하고 책을 샀는데 알고 보니 김연수가 아닌 김언수였다. 점 하나로 '님이 남이 되는 것'처럼 전혀 다른 작가의 책을 사서 이렇게 읽고 리뷰를 쓰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잘된 일이다.

보통 이렇게 책을 사는 경우 책의 앞부분을 조금 읽다가 원하는 만큼 재미가 없으면 책을 덮게 되는 경우가 거의 99%다. 집에 가기 전 알았다면 교환이나 반품을 했을지도 모른다.  '뭐 이름없는 작가가 다 그렇지 뭐.'라고 생각하며 책을 완독하지 못하는 것을 작가의 탓으로 돌리며 스스로에게 변명한다.  이 책도 김연수 작가가 아니라는 것을 안 순간 그럴뻔했다. 하지만 제1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나로 하여금 이 책을 완독하게 했다. 이런 마음은 나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나 스스로를 또 한 번 위로 한다.

이 책의 소재는 참신하다. 돌연변이라고 생각되는 인간들과 그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그들의 고충을 들어주는 어느 박사와 그의 조수 이야기다. 영화 X맨에 나올법한 캐릭터들이 나온다. 하지만 그들처럼 히어로는 아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인간은 모두 어느 한 부분이 돌연변이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아마 이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도 그것으로 보여진다. 

분명 소재는 새로운데 읽다 보면 새롭지가 않다. 아마도 영화X맨이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에서 보거나 읽었던 소재나 캐릭터라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요즘은 이렇게 참신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쓴 책들이 쾌 많이 나와 있는 듯하다. 책의 구성은 심토머(돌연변이)들의 이야기를 각 장마다 나눠서 쓰는 방식을 써서 읽는 동안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단편집처럼 구성되어 있기에 며칠 쉬었다 읽어도 그리 낯설지 않게 다시 읽을 수 있다. 덕분에 나는 이 책을 읽는데 거의 보름 이상 걸렸다. 책의 마지막은 약간 범죄 소설이나 스릴러처럼  변화된다. 근데 이게 현실인지 아니면 공상인지 조금은 헷갈린다. 아마 작가의 의도 같다.  아쉬운 것은 현실이든 공상이든 표현을 이렇게 잔인하게 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나같이 잔인한 부분이 나오는 책이나 영화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에겐 더욱 그렇다. 그리고 전체적인 느낌과 조금 괴리된 느낌도 든다.

책 전체적으로 작가의 유머 감각이 많이 들어나 있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며 중간마다 드는 사례들이 진실이라는 착각이 드는데, 대부분 허구이니 어디가서 써 먹지 말라는 작가의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 85점

Posted by 빨간장갑 고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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