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비를 뿌렸으니 이제 밭을 갈아야 합니다. 밭을 간다는 의미는 밭을 뒤집어 골고루 섞어 주는 작업입니다. 보통 일반 퇴비는 퇴비를 뿌리고, 밭을 간 후 한 달 정도 지난 후에 작물을 심어야 합니다. 만일 너무 일찍 작물을 파종(심기)되면 퇴비가 발효되면서 열이 나와 작물의 뿌리가 상하게 됩니다.  저희는 고농축 퇴비를 사용하여 10일 후 정도면 작물을 심을 수 있습니다.




퇴비를 뿌리고, 밭을 갈기 위해 며칠 전 미리 정선 농업기술센터의 농기계 임대사업소에서 트랙터를 예약했습니다. 20마력의 조그마한 미니 트랙터입니다. 마치 만화영화의 타요같이 생겼습니다.


임대료는 1일 5만 원이며, 트랙터를 원하는 장소까지 실어 줍니다트랙터를 사면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겠지만 저처럼 일년에 서너 번 트랙터를 쓰는 농부는 임대해 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장비를 임대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사용 교육을 받아야 하고(이 부분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농어민 안전공제보험에 필수적으로 가입하여야 합니다. 정선군을 기준으로 약 19만 원 정도의 보험료가 들어가는데, 국비 50%로 지원, 군비 25%로 지원, 자부담 25%입니다. 가입은 지역 농협에서 가능하며, 약 5만 원 정도만 있으면 일년 동안 농어민 안전공제에 가입이 되는 것입니다. 자동차 보험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농협 조합원의 경우 자부담을 농협에서 부담하는 곳도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가까운 농협이나 거주지 지자체에 확인하면 됩니다.






빌려온 트랙터로 밭을 갈기 시작했습니다. 농기계 교육은 여러 번 받았지만, 밭을 작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면허를 따고 처음 운전하는 것처럼, 간단하지만 긴장되는 작업입니다. 다행히 트랙터가 소형이라 조금 안심이 됩니다.  그런데 어제 내일 눈이 아직 녹지 않은 곳이 있습니다. 그곳은 아직 땅도 녹지 않았습니다. 트랙터가 소형이라서 깊이 땅을 갈지는 못합니다. 트랙터가 지나가면 얼음 때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밭 가장자리는 평지가 아니라 경사가 있습니다. 산 위에 있는 밭이라 돌도 쾌 있습니다. 주위의 어떤 땅보다 좋은 상태라서 고사리 심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는데, 막상 땅을 갈다 보니 역시 강원도 정선 땅다운 모습입니다.


오후가 되면서 음지의 땅도 녹기 시작합니다. 땅이 녹으니 이젠 진창이 되어 트랙터 바퀴가 땅에 박힙니다. 그래도 나가기는 하는데, 언덕 위의 진창은 땅을 갈면서 올라가지는 못합니다.  돌이 나와 로터리와 돌이 부딪히는  "떵" 소리가 날 때면 어딘가 트랙터가 어디 고장 날 것 마음이 철렁입니다. 그런데 작업을 끝내고 보니 트랙터에 문제가 생겨 있었습니다.





오전 작업을 마치고, 오후 3시 정도까지 약 5시간 정도 되니 밭을 모두 갈 수 있었습니다. 일부 눈 덮혀있던 곳과 경사가 심한 곳은 위험하기도 하고, 잘 갈리지 않아 나중에  관리기로 하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땅이 완전히 녹은 후 관리기를 빌려 갈아야 할 듯합니다.



실력이 없어 많이 부족하지만, 그동안 배운 기술로 고사리를 심을 밭을 모든 갈았습니다. 이제 한 달 정도 후에 관리기와 굴삭기로 두둑과 배수로를 만들고, 고사리를 심으면 됩니다. 지금 예상으로는 딱 한 달 후인 4월 15 경으로 계획하고 있는데 일정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작업을 마치고, 트랙터 반납 준비를 하는데, 트랙터가 약간 이상합니다. 작업기(로터리)가 완전히 올라가지 않습니다. 이상해서 여기저기 둘러보고, 반납받으러 온 농업기술센터 직원과 확인해 보니 부품이 하나 없어졌답니다. 아래 사진에 있는 긴 연결 봉인데, 이것이 빠져서 어디론가 가버린 것입니다. 손으로 빼지 않은 한 잘 안 빠진다고 하는데, 원인을 서로 모르겠다고 합니다. 물론 저는 더더욱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작업 중에 후진이 잘 안 된 것 같습니다.



직원들과 한참을 찾다가 시간이 늦어져 장비는 회수해 가고,  혼자 남아 찾아보고, 다음 날도 온 밭을 샅샅이 찾아 봤으나 도저히 찾을 수가 없습니다. 마음이 찜찜합니다. 임대한 장비의 경우 수리비 10만원 미만의 고장은 임대사업소 자체적으로 수리 또는 정비하고, 그 이상의 고장일 경우에는 임대자가 변상하는 것으로 알고 있기는 하지만 마음이 영 개운치가 않습니다. 기계 임대료를 송금하고, 임대사무소에 전화하니 자체적으로 처리를 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다행이기는 하지만 맘이 편하지 않습니다.  


어쨌거나 얼렁뚱땅, 그럭저럭, 우여곡절 끝에 처음으로 경작하려고 하는 고사리밭 갈기을 임대 장비로 잘 마쳤습니다.

Posted by 빨간장갑 고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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