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내원의 시기리야(Sigiriya)라는 소리에 버스에 내렸다. 저 멀리 시기리야가 보였다. 버스정류장에서 시기리야 매표소까지는 약 2KM가 정도가 된다고 했다. 어차피 버스를 타고 왔으니 당연히 걸어야지하는 마음으로 걷기 시작했지만 그것은 잠시 뿐이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바라 본 시기리아. 걸어서 2Km정도


불과 100~200M를 걸어보니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먼지 날리는 메마른 흙길을 걷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었다. 더욱이 자신들의 자태를 자랑하듯 우리의 옆을 스치며 지나가는 관광객 태운 툭툭과 미니 버스는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 시작했다. 때마침 툭툭 한 대가 다가와 100루피에 입구까지 가지않겠냐고 흥정한다. 100루피, 그럼 천원 정도. 부인과 나는 서로의 눈빛을 교환하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냉큼 툭툭해 올라탔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입장권 판매처


입구에 도착하여 따로 마련 된 외국인 전용 창구에서 US 달러 30$ 짜리 표를 3,900루피에 끓고 본격적으로 시기리야 관광에 나섰다. 여기 저기 한국인들의 말소리도 들린다. 어쨌든 저 거대한 성을 보기위해 바삐 발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원숭이들은 본 사건과 상관없음. 이 사진은 시기리아 정상에서 찍은 자고 있는 원숭이 가족 사진이다. 원숭이는 총 4마리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방심은 금물이라는 말을 다시한번 뇌새기게 된다. 싱가포르에 살면서 항상 원숭이가 있는 지역엔 절대로 음식물을 밖에서 보이게 들고 다니지 않았었다. 그런데 여기서 사건이 터졌다. 덤불러에서 버스를 탈 때 배가 고파 바나나를 1Kg 샀었다. 버스에 내려 걷는 중 일부 바나나는 먹고, 입장을 하기 위해 걸어 오는 동안 손에 바나나가 든 비닐을 부인이 들고 있었는데, 원숭이가 낼름 달려들어 손에 들고 있는 바나나를 낚아 채 도망가고 말았다. 


다행히 비닐안에는 바나나뿐이었고, 다치지 않아 다행이었다. 또다시 원숭이 있는 곳에서 음료수든 음식물이든 절대로 보이게 가지고 다니면 안된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발굴 중인 듯한 성곽 터


놀란 가슴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시기리야 성 여행을 시작했다. 시기리야는 말이나 사진으로 보았던 것보다 훨씬 거대한 거대한 성곽이었다. 


가까이에 본 시기리아


올라가는 동안 정말로 대단한 구조물이라는 생각과 이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을까 하는 생각, 그리고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아버지를 죽이고, 후한이 두려워 바위산에 성을 짓고 숨어 살아야 했던 왕이 불쌍해지기 시작했다.



시기리야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쉽지 않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일부 사람들은 무서워서 올라가지 못한다고 한다. 설사 올라가더라도 무서워서 다리에 무리하게 힘이 들어가 나중에 고생하게 되고, 일부 사람들은 내려올 때 발목이 아파 고생한다고 한다. 우리도 정상까지 무사히 다녀오기는 했지만 다리에 알이 배 며칠 동안 고생을 했다.


올라가는 둘 계단


정상에 올라가는 동안 위와 같은 계단이 끊임없이 나온다. 그러나 못 올라갈 정도의 계단은 아니고, 쉬엄 쉬엄 올라갈 수가 있다. 바위산 밑에도 원래 성곽을 이룬 터이었고, 아직도 발굴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았다.


절벽에 설치 된 철제 계단


올라가다 보면 위와 같은 철 사다리가 나온다. 철 사다리를 오를 때 밑을 보면 정말로 아찔하다. 다행히 일방통행으로 이루어진 철계단이라 통행에는 큰 불편이 없었다.


없어진 그림 중 일부를 복원한 벽화. 플래쉬 사용 촬영은 금지


절반 정도 올라가면 벽에는 아름다운 여인들이 그려진 벽화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그림을 보기 위해서 들어가려면 또 다시 표를 내야하고, 이곳에선 플래쉬를 이용한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검표원은 일부분의 표를 뜯어 보관하고, 시리얼 넘버를 적는다. 스리랑카에서는 버스표든 기차표든 모든 표를 항상 잘 보관해야 한다.


사자 발톱


중간 쯤 올라오면 사자의 발의 모습을 한 거대한 성곽을 만나게된다.  원래는 거대한 사자의 모습이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발만 남아 있고 이 때부터 본격적인 시기리야 정상을 공략하는 철 사다리 등반을 하게 된다.


철제 계단


절벽에 설치 된 이 철제 사다리를 오르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다. 멀리 해외에서 보는 구경꺼리가 아니라면 굳이 올라가지 않을 수도 있을 듯 싶다. 그리고 올라가는 길에는 바람이 많이 불었다. 


난간이 있었음에도 바람 소리에 내 몸이 날아갈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모자를 쓰고 갔던 관계로 한 손은 모자를 꼭 붙잡고 이동을 했다. 만일 모자가 날아 간다면 절대로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망을 보는 듯한 원숭이들


드디어 오른 시기리야 정상에서 우리를 처음으로 맞아 준 것은  이곳들의 터줏대감인 듯한 원숭이들이었다.


정상에서 보는 풍경


정상에서 바라 본 세상은 발고, 맑고 신선했다. 저멀리 덤불러까지 보였지만 덤불러가 어딘지는 몰랐다. 나중에 덤불러에서 시기리야는 한 눈에 볼 수 있었기때문에, 덤불러까지 보인다는 사실을 알았을 뿐이다. 


그리고 정상엔 그 옜날 성곽터, 뜨거운 태양, 거센 바람 그리고 원숭이들이 있었고, 잠시 쉴 수 있는 자리가 없어서 눈치껏 장소를 찾아 쉬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물은 챙겨와야 한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정상의 각종 시설물을 둘러보고, 다음 일정을 위해 하산을 했다. 올라오는 길보다는 훨씬 수월했다. 수학 여행을 온 듯한 현지 학생들의 사진 찍는 모습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었다.



올라 올때는 시기리야의 거대함에 미처 보지 못했던 입구의 수로이다. 성곽이 이룬어진 곳과 밖을 구분하고 침입자들이 들어 오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했는듯하지만 지금은 거대한 물고기들이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음식을 받아 먹으며, 생활하는 모습만 볼 수 있다.


스리랑카의 음료수는 양이 적다. 왼쪽의 스프라이트는 먹지 않은 것이다.


겨우 하산을 하고, 휴게실에 들러 콜라 한 병과 스프라이트 한 병을 사 먹었다. 그런데 한 사람의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너무 작은 양이었다. 


입구에서 버스 정류소까지

이렇게 휴식을 취한 후 버스를 타기 위해 툭툭을 타고 왔던 그 길을 걸었다. 몇 몇 툭툭이 타고가라고 호객을 했지만 올라 올 때 이미 탔기에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뜨거운 태양 아래 먼지 날리는 흙길은 걷기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버스 정류소까지 무사히 걸어갔다.


이렇게 우리는 시기리야 여행을 마치고, 이제 석굴 부처와 황금 불상을 보기 위해 덤불러로 향했다.


사족!


시기리야 매표소 입구에는 나름 깨끗한 화장실이 있다. 먼거리를 가는 경우 반드시 화장실을 들르는 버릇이 있어 시기리야에 올라가기전에 화장실을 둘러 가려고 그곳에 갔었다. 그곳에는 FREE 라는 글귀가 크게 써 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니 청소를 하는 아저씨 같은 분이 따라 들어왔다. 휴지를 보여 주면서 돈을 달라고 한다. 휴지를 나도 가지고 있다고 하니 뭐라고 하면서 나간다. 이후 볼일을 보고 나오니 다시 그 분이 온다. 손을 씻는 나에게 또 두루마리 휴지를 내밀길래 마지 못해 한칸을 잘라 씻는 척을 했다. 그랬더니 또 돈을 달란다. 어쩔 수 없지 내가 가지고 있던 돈 중 20루피(약 200원)짜리를 주었더니 뭐라고 그러면서 기분 나빠한다. 그러나 밖에 뻔히 FREE라고 써 있고, 휴지 또한 내 주머니에 가지고 있는데 그 휴지 댓가로 돈을 주기엔 맘이 허락치않아 그냥 나왔다. 보아하니 화장실 사용은 무료이지만 그 화장실을 청소한다는 명목으로 휴지를 주고 사용료를 맞는 듯 싶었다.  화장실 다녀온 후 뒷처리를 안 한듯 찜찜한 기분을 한 동안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곧 원숭이가 우리 바나나를 탈취하는 사건이 발생해 이 기억은 바로 잊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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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스리랑카 | 시기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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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장갑 고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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